"日도 탐내는 KLPGA 치열한 경쟁 시스템…외국인 선수들에게 문호 열어 글로벌 도약"

입력 2022-04-10 17:53   수정 2022-04-11 00:21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KLPGT) 문호가 해외 골퍼들에게도 열린다. 미국 일본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 3대 여자 골프투어’란 위상에 걸맞은 글로벌 투어로 도약하기 위해서다.

강춘자 KLPGT 대표(66)는 10일 한국경제신문 기자와 만나 “올해 준회원 선발전과 점프투어를 전면 개방해 외국인 선수의 국내 투어 진출 장벽을 없애기로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강 대표는 “코로나19로 잠시 멈췄던 ‘인터내셔널 퀄리파잉 토너먼트’(IQT·외국인에게 투어 출전권을 부여하는 대회)와 해외 공동 주관 대회도 올해 다시 정상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제주에서 연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으로 막을 올린 올 시즌은 총 33개 대회, 총상금 309억원 규모로 진행된다. 역대 최대 규모다. 강 대표는 “상금 규모, 대회 수 등 ‘하드웨어’는 글로벌 톱 수준이 된 만큼 경기 운영 등 ‘소프트웨어’ 분야를 강화하는 데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 대표는 올 시즌부터 거리측정기 사용을 허용하고, 그린북과 전동·수동 카트 사용을 금지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했다. 그는 “국내에선 선수의 아버지 등 고령자가 캐디를 맡는 경우가 많아 경기 중 카트를 타는 걸 허용했지만, 카트가 지나간 자국이 경기에 영향을 주는 일이 적지 않았다”며 “글로벌 투어로 도약하기 위해선 해외 투어에서 금지하는 카트 및 그린북 사용 금지 제도를 도입하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강 대표는 한국 여자 프로골프의 ‘산증인’이다. 1978년 5월 26일 경기 양주 로얄CC에서 ‘KLPGA 1호 회원’이 된 순간을 지금도 또렷이 기억한다. 그는 당시 국내에서 처음 열린 여자 프로골퍼 테스트에서 우승하며 ‘회원 번호 1번’을 따냈다.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잡아낸 덕분이었다. 한국 여성 프로골퍼의 ‘대모’로 불리는 고(故) 구옥희는 당시 3위였다.

남자대회의 상금 일부를 떼어내 ‘번외경기’로 치르던 KLPGA가 남성 골프대회를 넘어 한국 골프시장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던 배경에도 강 대표를 비롯한 1세대 여성 골퍼들이 있었다. 이들이 뿌리를 단단하게 다진 덕분에 박세리 박인비 고진영이 나올 수 있었다는 얘기다.

KLPGA 투어 통산 10승 보유자인 강 대표는 2013년 KLPGA 상근직으로 일하며 골프 행정가로 변신한 뒤 2020년 대표로 선임됐다. 올해로 3년째 투어를 이끌고 있다. 강 대표는 “한국 여자골프의 저력은 체계적인 훈련과 실전 경험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한국 여자선수들은 여러 아마추어 대회와 꿈나무 대회 등을 통해 실전 감각을 쌓고 KLPGA 입회 자격을 따낸다. 그 뒤에는 점프(3부)·드림(2부)투어에서 치열한 경쟁을 거쳐 정규투어에 입성한다. 강 대표는 “한국의 경쟁 시스템을 통과했다는 건 세계 어느 무대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는 실력을 갖췄다는 의미”라며 “최근 미국과 일본 투어 관계자들이 방문해 점프·드림투어 시스템을 배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했다. 매 시즌 깜짝 우승자가 탄생하는 것도 그 덕분이다.

그는 루키들에게 “우승자의 들러리가 돼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정규투어에 입성한 선수는 언제든 우승할 수 있는 실력을 갖췄다는 이유에서다. 강 대표는 “어린 후배 선배들을 볼 때마다 ‘유명 선배 선수들의 위세에 눌리지 마라. 언제나 무대의 주인공은 나라고 생각하라. 목표는 당연히 우승으로 잡으라’고 조언한다”며 “이런 얘기를 하다 보면 선수들도 저를 ‘대표님’이 아니라 ‘대선배’로 보고 마음을 털어놓는다”고 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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